인류의 역사에는 수많은 내전이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내전이 진행 중인 나라들이 많습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시리아와 예멘, 아프리카에서는 수단과 소말리아, 아시아에서는 미얀마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때 미국에서도 참혹한 내전이 있었습니다. 바로 1861년에 발발한 미국의 남북전쟁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남부와 북부로 나뉘어 7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냈습니다. 결국 북부가 승리하면서 내전은 끝이 났지만, 남부 지역 주민들의 패배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심지어 집단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렸을 정도였고, 북부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 높은 줄 몰랐습니다.
북부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었던 시점인 1865년 3월에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제2차 취임 연설이 있었습니다. 이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감동적인 연설로 손꼽힙니다. 많은 사람은 링컨이 남부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북부의 승리를 자축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링컨의 연설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깼습니다. 그는 전쟁의 비극을 ‘남북 공동의 책임’으로 돌렸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내용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이를 향한 자애로운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게 하신 그 정의로움 안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합시다.”
뿐만 아니라 링컨은 패배한 남부를 처벌하거나 굴욕을 주는 대신, 그들을 다시 연방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경제적·사회적 복구를 돕는 많은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서서히 미국이라는 나라는 전체적으로 통합됐고, 바로 세계 최강국이 되면서 번영을 이뤄냈습니다. 만약 전쟁 후에도 미국이 남부와 북부로 갈라져 서로 미워하고 분열되었다면, 아마도 오늘의 미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선거를 통합의 계기로 삼아
6월 3일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이념 갈등이 극심한 우리나라에서는 한편으로는 ‘전쟁’과 같은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흔히 일반적으로도 ‘선거전(選擧戰)’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중요한 점은 선거 이후의 과정입니다. 투표일 전까지는 득표를 위해 끝없이 상대를 비난하고 모욕할 수는 있지만, 그 이후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비록 패배한 쪽은 큰 불만과 억울함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나라 전체로 봐서 계속되는 분열은 결국 미래를 발목 잡을 뿐입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두 손가락이 싸우면 그 손 전체가 다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분열로 인한 또 다른 부작용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불확실성 속에 휘청이고 있으며, 국제 정세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급변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속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왔고, 이제 더 완전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마지막 문턱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이 문턱에서 좌절하여 다시 과거로 되돌아간다면 지금껏 쌓아온 성장 역시 상당수 좌절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제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오히려 나라가 통합되고 국민이 하나가 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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