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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Digital 첨단 디지털 시대, 왜 다시 운세와 점술, 무속이 인기일까?

지금은 첨단 기술들이 넘치는 시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속, 사주, 점술 등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으로 자신의 사주를 보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사주 전용 인공지능까지 출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웹툰에서도 무속과 관련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 등에서도 귀신 관련 내용이 상당수 등장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K팝 데몬 헌터스> 역시 ‘귀신 사냥’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무속적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왜 현대인들은 여전히 무속에 의지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운세와 점술 시장 10조원 대 상회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집계된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약 1만 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국내 무속인 숫자가 8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일부 무속인 단체는 최대 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엄청나게 성장

Digital 첨단 디지털 시대, 왜 다시 운세와 점술, 무속이 인기일까?

지금은 첨단 기술들이 넘치는 시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속, 사주, 점술 등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으로 자신의 사주를 보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사주 전용 인공지능까지 출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웹툰에서도 무속과 관련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 등에서도 귀신 관련 내용이 상당수 등장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K팝 데몬 헌터스> 역시 귀신 사냥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무속적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왜 현대인들은 여전히 무속에 의지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운세와 점술 시장 10조원 대 상회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집계된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종사자 수는 약 1만 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국내 무속인 숫자가 8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일부 무속인 단체는 최대 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엄청나게 성장했다. 공식 조사에서 확인되는 점술 시장 규모는 약 14,000억 원 수준이지만, 공식적으로 잡히지 않은 시장 영역까지 더하면 약 10조 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무속인을 겨냥한 파생 사업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신내림을 받은 초보 무속인을 대상으로 굿이나 퇴마 등 주요 무속 행위를 교육하는 무속학원까지 등장했다. 이렇게 무속인이 많고 관련 시장이 크다는 것은 결국 여기에 의존하는 일반인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첨단 디지털 기술이 이러한 관련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운세 서비스가 앱과 동영상 플랫폼, 나아가 인공지능과 결합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서비스인 포스텔러는 누적 가입자 9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 142만 명을 확보했으며, 이용자의 85%20·30세대에 집중되어 있다. 또 다른 서비스인 '점신' 역시 편의성을 극대화한 콘텐츠를 앞세워 지난해 누적 다운로드 1,500만 건을 돌파했다. 이들 플랫폼은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연애 타로나 별자리 궁합 등 젊은 층의 취향을 반영한 테마별 운세 풀이로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현재 국내 운세 관련 유튜브 채널은 약 4,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생성형 AI와의 접목 시도도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카이스트(KAIST) 산업디자인학과 연구팀은 AI 점술 프로그램인 ‘ShamAI’를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름과 생년월일 등 기초 정보를 입력하면 사주 원리를 적용해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이다. 특히 실제 무속 현장과 유사한 조명과 음향 설비를 갖춰 사용자가 기술과 전통의 결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인기는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롯데멤버스의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4%가 평소 점술 서비스를 즐긴다고 밝혔다. 이용 방식에 있어서는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답변이 42.6%로 가장 높았으며, 철학관이나 사주 카페 등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한다는 응답은 25.2%를 기록했다.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여성과 저연령층이 특히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관심 비중은 10대가 71.5%로 가장 높았으며, 20(68.0%)30(67.5%)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여성의 관심도는 69.2%를 기록해 51.3%를 나타낸 남성에 비해 약 17.9%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류 콘텐츠로 급부상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무속적 요소는 이제 낯설고 이색적인 소재를 넘어 하나의 보편적인 장르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양새이다. 과거에는 무속이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나 금기시되는 영역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현대적인 감각과 결합하며 주류 콘텐츠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는 K-팝과 귀신 사냥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을 내세운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국내에서 이른바 오컬트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파묘는 장르적 흥행을 넘어 무속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전통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힙한 감성을 지닌 ‘MZ 무당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또한 웹툰 분야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견우와 선녀는 무속인의 삶을 하이틴 로맨스 형식으로 풀어내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무당인 고등학생 주인공과 죽을 운명에 처한 남학생의 로맨스를 다루는 이 작품은 시대 변화를 반영한 캐릭터 설정이 특징이다.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개설하는 무당 캐릭터가 등장하고, 굿을 하다가도 중간고사를 치르기 위해 달려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BS 드라마 귀궁은 조선시대 궁궐 내 원혼들의 한을 달래주는 무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전통 귀신과 굿 문화를 조명했다. 또한 ‘SNL 코리아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무당을 활용해 웃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최근에는 무속이 자기계발이나 자기관리의 차원으로 격상되고 있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사주의 특성에 따른 운동을 추천받거나 일상의 운을 좋게 하기 위해서 특정한 색깔의 소지품을 가지고 다니라는 조언을 듣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경향은 매우 다양한 요인에서 분석될 수 있다. 우선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무속 콘텐츠 열풍의 핵심 원인으로 사회적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을 꼽고 있다. 현재 MZ세대가 직면한 불안한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가 무속 기반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회 시스템이나 정치권이 대중의 갈등과 고민을 해결해 주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개인이 스스로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하나의 방편으로서 무속과 점술을 선택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사회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이들이 운명론이나 미신적 요소에 의지함으로써 심리적인 위안을 얻으려는 현상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풍토를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사회적 변화의 속도가 통제 범위를 넘어서고 불확실성이 증대될수록, 개인은 자신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는 영역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결국 이러한 경향은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혼란에 대해 구성원들이 느끼는 무력감을 반영하는 증후로 해석되기도 한다. , 거시적인 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미리 파악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무속이나 점술에 대한 의존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무속은 존재해 왔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믿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일회적이고 일시적인 일이 아니라 늘 일상과 함께한다면, 이는 일종의 불안증의 일부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좀 더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이러한 무속 의존 현상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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